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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명의 ... 朝鮮 나비이름의 由來記

朝鮮 나비이름의 由來記   

 

일제강점으로부터 벗어나면서 각계 분야에서 민족의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자연과학계에서도 동식물 이름을 우리말로 지어야 했는데,

우리말 나비이름을 짓는데는 ~~~

생물학뿐만 아니라 풍부한 언어학적 소양까지 갖춘 석주명이 적격자였다.

​그는 우리 나비를 채집하고 분류하고 연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말과 일본어에 능통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어인 에스페란토를 공부하면서
라틴어, 유럽어, 영어에 대한 소양을 쌓았고, 우리나비와 제주어를 연구하면서
‘용비어천가’, ‘두시언해’, ‘훈몽자회’, ‘송강가사’ 등의 우리 고전들도 섭렵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공이 있었기에 석주명은 아름다운 우리나비 이름을 지을 수 있었다.
그는 1947년 4월 5일 우리말 나비이름을 조선생물학회에 통과시킨 후에

​12월 5일 ‘조선 나비이름의 유래기’를 출간하였다.

 


그것은 61쪽에 불과한 작은 책이지만 
‘가락지장사’, ‘각씨멧노랑나비’, ‘모시나비’, ‘배추흰나비’, ‘상제나비’, ‘유리창나비’, ‘청띠제비나비’,
 ‘큰수리팔랑나비’, ‘홍점알락나비’, ‘흰줄표범나비’ 등
 248개의 아름다운 나비이름을 짓게 된 배경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비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배열하고 각각에 학명을 덧붙였고,
 학명, 영어이름, 일본이름 등을 참고하고 
나비모양, 나는 모습, 채집자, 채집지 등을 반영하여 그 이름을 지었음을 밝히고 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소개하기로 한다.

'가락지장사' 영어이름 Ringlet에서 유래한 것으로 
앞뒤 양 날개의 안쪽 면 바깥에 배열된 가락지무늬는 이 나비의 조선이름과 잘 어울린다.

'꼬리명주나비' 일본이름 세미접(細尾蝶)의 꼬리(尾)와 학명의 Sericinus의 세리신(명주의 아교질)을 따라
 만든 이름인데 이 종류의 형태가 잘 표현되어 있다.

'기생나비' 속명 Leptidea는 예쁘고 날씬하고 작다는 뜻인 그리스어 leptos에서 유래한 것인데,
사실 이 종류의 형태나 생태가 기생을 연상시킨다.

'네발나비 과명'인데, 이 과에 속하는 종류는 모두 앞발이 퇴화해서 작아졌으니 완전한 발은 네 발뿐이다.
그 형태를 잘 표현하는 이름으로 영어 이름도 그러하다. 


'모시나비' 이 계통의 나비의 날개는 날개가루가 적어서 반투명이니 모시를 연상시킨다.
그러므로 모시나비는 Parnassius 속의 속명으로 적합한데, 
이 속에서 가장 흔하고 전 반도에 분포한 것은 stubbendorifii이니 모시나비를 종명으로도 쓰기로 한다.

​'범나비(호랑나비)' 중국에서는 이 계통의 나비를 모두 ‘봉접(鳳蝶)’이라 하는데,
이 ‘봉접’이라는 글자가 조선에 수입되면서 
봉접→봉나비→범나비→호랑접→호랑나비 순으로 변해온 듯하다. 
종명으로서 범나비는 호랑나비라고도 한다.

'부전나비' Plebejus argus의 속명이요 종명이며 또 과명이다.
소형의 여러 가지 색의 나비를 포함한 Lycaenidae를 본래부터 부전나비라고 해온 것은 그 형태를 
잘 표현한 것으로 선배의 명작이다.

​‘부전’이란 말은 사진틀 같은 것을 걸 때 아래에 끼우는 작은 방석구실을 하는 
삼각형의 색채 있는 장식물이다. 


'산제비나비' 제비나비처럼 전국에 분포하는데 제비나비가 평지에 많은데 비해서 산에 많다.
이 종류는 전국에 분포해 있어서 생식력이 강한 종으로 강대하며,
필자는 이 종류를 조선 대표종으로 생각하며 그 의미로 이 책 표지에도 이 종류의 그림을 넣었다. 


'재순지옥나비'는 장재순군이 처음으로 관모산 정상에서 채집한 것인데 
학명은 소비에트 곤충학자 이름으로 되어있으나
 필자는 이 나비를 처음 잡은 우리 조선청년의 이름을 따서 짓기로 하였다.

​'제주도꼬마팔랑나비' 이 종류는 제주도에만 있고 아주 작은 종류이니 이 이름이 생긴 것이다.
줄점팔랑나비 속에 속하지만 뒷날개 안쪽면의 줄점이 뚜렷하지 않으므로
 줄점을 넣지 않은 이름으로 하였다.

​우리에게 수많은 나비가 있었지만,
당시까지 우리가 아는 이름은 노랑나비, 흰나비, 호랑나비 정도였다.

​김춘수의 ‘꽃’을 ‘나비’로 번안하자면,
“석주명이 나비이름을 짓기 전에는 그들은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그 이름들을 불러주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우리에게 와서 나비가 되었다.”

아름다운 나비이름이 있기에 우리나비들이 더욱 아름답게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나비박사 석주명(石宙明)

 

 

 


옮김 :  21. 05 24일   [​자료출처 :  그물망(shp9948)님의 블로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