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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삶

천년의 미소 ... "웃는 기와"


천년의 미소 ... "웃는 기와"



오늘 ...

이 "웃는 기와"를 독립기념관 전시실에서 

보았습니다.


이봉직 시인님의 詩도 한편 옮기고

이 詩의 詩評도 갖다붙여 제 블로그에 간직하려 합니다.

 

나도 늘 저렇게 웃어야 하는데...하면서요~~

 






웃는 기와    - 이봉직 -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 쪽이

금 가고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나뭇잎 뒤에 숨은

초승달처럼 웃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한번 웃어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

 
 
이 시의 화자는 신라 시대의 깨진 기왓장을 보며 옛 신라 사람들의 정서를 짐작해 본다.
처마 밑으로 떨어져 깨지고 금이 갔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한 기왓장을 보며,
 이러한 웃는 기와로 집을 짓는 신라인들 역시
분명 긍정적이고 잘 웃는 사람들이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상에서 더 나아가
“나도 누군가에게 한 번 웃어 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라는
 자기성찰의 구절에 다다르면 어느덧 독자 역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현실 속 평범한 어린 화자가 역사적 상상력에 젖어드는 장면을
누구나 공감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시인의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사진 : 16. 11.09  독립기년관 전시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