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지동 골목길
골목길 김 용 관
출렁이는 삶 줄을 잡고
파도 타는 인생
어느새 작은 골목길까지 다가와
술 한 잔 마시고 비틀거리고 있다.
발 동동 구르고 칭얼대며
울어대던 골목길
어머니 부지깽이 잡고 맞지 않으려
도망치던 안개 자욱한 지렁이 같은 길
늦은 밤 배고파 살금살금 문지방 넘으려다가
이웃집 순희에게 딱 걸려 픽 웃고 가는 밤
잠 못 이루었다.
웃는 날보다 잡초같이 많은 여린 추억들
어쩌다 되짚어 보는 세월이지만
긴 장줄에 하얀 빨래처럼
되살아나는 그 옛날이 그리워
골목길은 백설보다 희게
머리맡 베게 속에 꿈을 실어 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