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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곤충 동물

조류 관련 지식 (2) 시력과 청력편


조류 관련 지식 (2)  시력과 청력편



흔히 ‘보는 만큼 안다’고 한다.

보는 능력이 생각의 폭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얻는 정보 중에 눈을 통한 것이 80%라고 하니

사람의 감각기관 중 눈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사람의 눈은 무려 1만 7천 가지 색을 구분하고

1km 떨어진 거리에서 촛불의 1천 분의 1밖에 안 되는 빛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대단한 사람의 눈도

0.4~0.75μm 크기 이상의 파장으로 만들어지는 빛이 망막에 맺힌 상을 볼 뿐이다.


즉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 양 생각하겠지만 이는 세상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동물의 눈은 사람과 다르다.

보는 것이 다르니 느끼는 세상도 달라진다.


과연 동물은 어떤 세상을 보며 살고 있을까?




최고의 시력은 매

 
시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매는 사람보다 4~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하늘을 날며 세상을 둘러보는 새는 사람보다 색채가 풍부하고, 넓고, 또렷한 세상을 본다.


새의 머리에서 뇌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 눈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새 중에서 육식조류(맹금류)가 가장 좋은 시력을 갖고 있는데

공중에서 땅을 내려다보며 재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을 사냥하려면

날카로운 시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매의 눈이 좋은 이유는 물체의 상이 맺히는 황반(fovea)이라는 부분에

 인간은 1제곱 mm당 20만개의 시세포(photoreceptor)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매는 1제곱 mm당 100만개의 시세포를 가지고 있다.

 사람보다 5배 더 많은 시세포가 존재한다.


게다가 매는 황반이 두 개다.

 매가 사람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보는데,

 정면을 응시할 때 사용하는 황반과

좌우를 폭넓게 볼 때 사용하는 황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는 훨씬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이들을 정확히 볼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높은 하늘에 떠 있다가

사냥감을 발견하면 잽싸게 내려와 낚아채 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유류에서 눈이 얼굴의 옆에 달린 초식동물은 넓게 보고,

눈이 얼굴의 정면에 달린 육식동물은

목표물을 집중해서 정확히 보는 장점을 가졌는데

 매의 눈은 이 둘의 장점을 모두 가졌다.


 하지만 매의 눈에도 단점은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거의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시세포 중에 밝은 곳에서 작동하는 원추세포만 많고

어두운 곳에서 작동하는 간상세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포유류는 대부분 색깔 구별 못해


포유류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영장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는 색깔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개가 그렇다.
 

개가 보는 세상을 이해하려면 지상에서 50cm 정도로 얼굴을 낮추고

특수 안경을 끼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특수 안경은 색구별이 잘 안 되는 필터를 달고 있고

30~60cm 거리는 초점이 잘 안 맞도록 하는 안경이다.


거의 흑백에 가깝고 가까운 주변은 뿌옇게 보여 물건을 정확히 잡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개가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빨강-주황-초록’과 ... ‘파랑-보라’를 같은색으로 인식한다.

즉 빨강과 파랑은 구별하지만 빨강과 노랑은 구별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사실 개가 보는 세계는 시각과 후각이 섞인 세계다.

 우리가 생김새로 사람을 구별하듯 ... 개는 냄새로 사람을 구별한다.


 시각에 대부분의 감각을 의존하는 사람이

개가 보는 세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시각장애자를 도와주는 맹도견이 신호등을 구별하는 것은

색깔을 구별해서가 아니라 점등 위치를 혹독하게 훈련받은 결과 때문이다.




고양이는 밤에 사람보다 훨씬 밝은 세상을 본다.

 밝은 곳에서 본 고양이 눈의 눈동자는 세로로 길쭉하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활짝 열린다.

 밤이 되면 카메라의 조리개를 열어 빛을 많이 받아들이듯

 고양이 눈은 밤에 사람보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게다가 상이 맺히는 망막 뒤에 거울 같은 반사막이 있다.

 미처 흡수하지 못한 빛까지 다시 흡수하기 위해서다.


 집에 거울을 많이 달아 놓으면 집이 환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어둠 속에서 고양이 눈이 빛나는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고양이의 시력은 사람보다 수십 배 높다.



소 또한 마찬가지다.


투우가 붉은 천에 덤벼드는 이유는

천의 색깔 때문이 아니라 ... 망토의 펄럭이는 움직임 때문이다.


소는 색맹이므로 흰 천이 오히려 붉은 천보다 잘 보인다.

따라서 흰 망토나 흰 천을 쓰면 투우는 더 한층 성을 내며 사납게 덤벼들 것이다.





 원숭이의 놀라운 색채 감각


그러나 원숭이들은 색채 감각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있다.

멀리 있는 열매가 무르 익었는지 아닌지, 나뭇잎이 싱싱한지 아닌지를 알아낸다.


원숭이는 서로 교류하는 데에도 빛깔을 이용한다.

 수컷 맨드릴 원숭이는 현란한 빛깔로

암컷에게 자기를 과시하거나 다른 동물을 위협하기도 한다.





귀로 보는 박쥐, 적외선 보는 뱀

 
고양이처럼 어둠에 특화된 눈을 갖지는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어둠을 보는 동물도 있다.

바로 초음파로 세상을 보는 박쥐다.


사실 이 능력은 시력이라기보다는 청력이라 해야겠지만

박쥐의 세상에서는 시력 이상의 역할을 차지한다.


놀라운 것은 초음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초음파를 구별하는 능력이다.


박쥐가 사는 동굴에는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마리의 박쥐가 있다.

 모든 박쥐가 초음파를 내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구분하는 가운데

 박쥐는 자신이 만든 초음파를 정확히 구별해 낸다.


다른 박쥐가 만든 소리를 듣고 착각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수많은 음파의 반사로 그려진 세상이 바로 박쥐가 보는 세상이다.



포유류 동물보다 하등인 파충류, 양서류 등이 보는 세상은 어떨까?

 파충류 중에서 뱀은 아주 특별한 시력을 갖고 있다.

뱀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적외선까지 본다.


TV에서 특수부대가 테러범을 제압하기 위해

적외선 고글을 끼고 작전에 투입되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뱀이 보는 세상은 이와 비슷하다.

뱀의 눈 아래 있는 구멍에 골레이세포(golay cell)이라는 특수한 신경세포가 적외선을 감지한다.

뱀의 시각은 마치 우리가 적외선 탐지기를 통해 본 장면과 비슷할 것이다.



양서류인 개구리가 보는 세상은 더 이채롭다.


 개구리는 온통 회색으로 뒤덮인 세상을 본다.

 개구리의 눈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움직이는 사물만 인식한다.


이것은 처음 들어간 빛은 개구리의 시세포를 자극해 인지되지만

계속 비춰지는 빛, 즉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앞에 파리가 앉아 있어도 알아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파리가 움직이면 개구리가 보는 회색 세상에 움직이는 것은 파리뿐이다.

 개구리는 꼭 필요한 것만 보는 셈이다.





 실용적인 곤충의 눈


꽃이 피면 어디선 가 날아오는 나비와 벌 같은 곤충의 눈은 어떨까?

 곤충의 눈은 그 모양부터가 상당히 다르다.


 곤충은 홑눈이 수천 개 모인 겹눈으로 세상을 모자이크처럼 바라본다.

 따라서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장점은 있다.


모자이크 세상에서는 물체의 움직임이 더욱 과장돼 보이기 때문에

어떤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점이다.


파리채를 휘둘러도 번번이 파리를 놓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곤충은 인간이 볼 수 없는 자외선을 볼 수 있다.

벌과 나비가 정확히 어떻게 꽃을 보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감지 영역이 비슷한 자외선 카메라로 꽃을 찍어보면 놀라운 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 ...


 사람의 눈에는 한 색으로 보이는 꽃잎이

자외선으로 보면 꿀이 있는 중앙으로 갈수록 짙어진다.


식물이 수정을 위해 벌과 나비를 끌어들이는 전략인 셈이다.

결국 인간은 식물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는 셈이다.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


사람을 포함한 육지의 동물은 눈을 뜬 채로 있으면,

 눈에 있는 물기가 공기 속으로 날아가 눈알이 뻣뻣해진다.


 그래서 알맞은 양의 눈물이 흘러서 눈을 적셔 주기 위해 눈을 깜박인다.

밤에 잘 때 눈을 감고 잠드는 것도,

눈이 메마르거나 눈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물고기는 물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눈이 메마를 염려가 없으며,

먼지도 물에 씻겨 가게 되므로 눈에 먼지가 앉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물고기는 눈꺼풀이 필요 없게 되고 쓰지 않게 되자 자연히 없어졌다.

그래서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 눈을 뜬 채로 잘 수 있다.




 물고기는 색을 구별한다


물고기가 색을 구별할 수 있을 까도 오랜 논쟁거리였지만

 1913년 홈프리치라는 동물학자의 실험에 의해 색맹이 아님이 확인되었다.

 피라미나 큰가시고기의 수컷이 알 낳을 시기가 되면

몸 빛깔이 빨갛게 변하고 암컷이 이 색을 알아보는 행동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토끼의 눈은 왜 빨갈까?


흰토끼만 눈이 빨간 것은 아니다.

흰쥐도 역시 빨간 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털이 검거나 누런 토끼들은 눈이 빨갛지 않고 검거나 또는 검은색에 가깝다.

 동물의 눈을 이루는 '홍채'에는 '색소'가 있어서

이색소는 광선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색소는 주로 '멜라닌'이라는 물질이다.


흰토끼나 흰쥐의 경우는 '돌연변이'에 의해서 이 멜라닌 색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눈에 본포하고 있는 많은 혈관 속을 흐르는 피는

 색깔이 그대로 비쳐 보이기 때문에 눈이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팬더의 멍든 눈


팬더 눈은 꼭 멍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멍든 것이 아니라 눈 주위에 검은 털이 난 것이다.


 그것은 팬더를 적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동물들은 눈이 약하기 때문에 자주 공격당하는데

팬더는 이 검은 털 때문에 적이 눈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딱따구리의 나무쪼기 초당 15회


딱따구리는 나무에 수직으로 매달려 나무껍질이나 줄기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고 사는데,

 나무 쪼기에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다.


딱딱딱딱 소리를 내며 긴 부리로 1초에 6~7m 속도로 10~20회가량 나무를 쫀다.

이는 기관총의 거의 두 배 속도다.

나무 쪼는 일은 하루 10,000번이 넘는다.


특히, 나무를 쫄 때의 충격은 중력가속도의 1,000배라고 한다.

중력가속도는 물체가 중력에 의해 지표면에 떨어지는 속도로, 표준치는 9.8m/sec 이다.

 물체가 초당 9.8m씩 가속도가 붙어 떨어진다는 것인데,

그의 1,000배라면 머리가 산산조각이 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충격이다.

 그런데도 딱따구리는 끄떡없다.


터미네이터나 트랜스포머를 능가하는 강력한 두개골,

부리와 머리의 완벽한 구조 덕분이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전기드릴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동물은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에 꼭 맞는

세상을 보는 시력과 청력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동물의 세상을 인간 세상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는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도 눈높이를 맞추면 상대방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동물과 조류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개인적인 자료로 정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