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잡상(雜像)을 보며 느낀 유감...

오늘 ~~ 저는 오랜만에 경복궁 수양벚꽃을 보러 갔다가...
꽃은 이미 지난 주말의 비에 다 녹아 내린듯 하며 ~~~
향원정 일대도 대대적인 보수 공사 중이라 ...

별 소득 없이 헛걸음을 했네요~~~ ㅠㅠ

 

 오래전에 ~~~
경복궁내에 있는 "고궁박물관"에서... 
"잡상"에 대한  자료들을 관심 있게 둘러본 기억과 ~~~

건물마다.. 지붕마다 있는.. 잡상(雜像) 들을 보면서 
그때 작성하였던 이야기를 다시 소환하여  보게  되었네요~~



궁궐의 전각 및 문루의 추녀마루에 놓은  와제(瓦製) 토우(土偶)들을
"잡상(雜像)"이라고 합니다. 

 

 

 

 

 

 이 잡상은 통상  왕실 건물에 한하여 10 신상(神像)의 형상을 사용하는바.....

이는 「서유기(西遊記)」에 등장하는 인물과 토신(土神)을 형상화한 것으로
건물의 위엄을 더하고 잡귀의 살(煞)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이 잡상을 순서대로 알아보면....

1번이 대당 사부... 이를 우리는 "삼장법사"라고 부르지요.
2번은 손행자... "손오공(孫悟空)"을 일컫는 것이며.
3번은  저팔계(豬八戒)를...

4번은 사오정(沙悟淨)이라 불리는 沙화상이지요.
5번은 이귀박(二鬼朴)으로 생김새는 허리의 앞과 뒤에 뿔이난 짐승이라 하며...
6번은 이구룡(二口龍)으로  입이 두 개로 보인답니다.

7번은 말의 형상을 한 마화상(麻和尙)이며....
8번은 두 손을 합장하고 앉은 삼살 보살이라네요.
9번은 천산갑(穿山甲)이라고 하는 포유동물로....
뒤통수에 뿔이 돋쳐 있고 등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는 형상 이랍니다.

10번은 나토두(羅土頭)라고 하는 귀신...
 작은 용의 얼굴 형상 또는 검붉은 곰의 형상이라고 한답니다.


이러한 잡상들의 설치는 중국에서는 宋나라 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말부터... 특히 임진란 이후부터 성행했다 하는군요

잡상의 수는 일반적으로 홀수인 3개, 5개, 7개, 9개. 11개 등으로 설치하며..
그 건물의 위상에 따라 수가 증가하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이 잡상들을 정리하며 두 가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첫째로 ~~ 경복궁의 핵심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의 잡상수는 7개였습니다.
 1985년 1월 8일 국보 제223호로 지정된 건물이기도 하려니와

 창덕궁의 인정전(仁政殿)은  9개, 덕수궁 중화전( 中和殿)에는 10개의 잡상이 있죠 
더욱이 일제시대에 촬영한 이 근정전 사진에는 10개의 잡상이 있었음이 확인되었는데  ~~~

그 후... 누가?   어떤 이유로?    7개로 줄였는지가 확인할 길이 없네요~~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조 500년의 법궁의 중심건물인데 말입니다.

2000년 1월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있었는데도 말이죠~~~

지금까지도 의문입니다마는....
아시는 분의 도움을 기다리겠습니다.

 

 

 

 

두 번째의 의문은 ~~~
경복궁 "경회루" 지붕에는 잡상 11개가 있다는 점입니다.

11개의 잡상이 있는 건물은   서울 "한양도성(漢陽都城)의 정문인 남대문" 뿐이라고 알았는데 
경회루는 무슨 이유로 잡상 11개일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경복궁내에서  왕의 집무 실격인 "근정전" 보다 잡상의 수가 많은 것은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

 

 

 

 

마침 관광팀에게 해설을 열심히 하는 해설자님을  만나 
 정중히 여쭈어 보니....


경회루는 당시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곳이어서 그렇다 하네요~~
당시 외국 사신이라야 명나라였겠죠~~~(중국 왕실이 잡상 11개임) 

 
당시의 상황을 어렴풋이 상상하니 참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어처구니가 없다"란 말의 유래는 ~~~

이 "잡상(雜像)"을 ...  "어처구니" 라 부르기도 하는데....

건물을 다 짖고 깜빡 잊고 이 잡상 들을 안 올렸던 사례에서  유래하여...

 "어처구니가 없다"   →  오늘날 "어이없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사진 :  21.   04.   05  경복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