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吉祥寺) .. 法頂스님의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말로만 듣던 길상사(吉祥寺)를 다녀 왔습니다.
백석 이라는 총각 시인과 김영한(1915 -1999)이라는 처녀는 20대에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후 백석은 월북을 하여 소식이 끊겼고..
김영한은 기생이되어 기명(技名)은 진향(眞香)이고 백석이 불러준 필명은 자야(子夜)였으며 ....
그후 그녀는 삼청각, 청운각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요정으로 이름을 떨쳤던
"대원각"의 주인이되어 3공시절 권력의 핵심부에서 막대한 부를 쌓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환갑을 넘긴 김영한은 84년에 미국 L.A.에 살았는데..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법정스님을 친견하여 여러 법문을 들으면서 모든 것을 내놓기로 결심하게 되어
1987년에 절로 만들어 달라며 당시 싯가 1,000억원의 대원각을 시주합니다.
당시는 법정스님께서 거절했으나 ... 8년간 끈질긴 요청과 ...
법정(法頂)스님게서 추진하던 "맑고 향기롭게" 운동의 근본 도량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1995년에 김영한님의 요청을 받아들여
음기(淫氣) 가득한 요정 대원각이 부처님을 모시는 사찰로 변모하게 되었다는군요.
김영한은 염주 하나와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을 받게되고
절 이름이 길상사(吉祥寺)가 됩니다.
이런 연유로 이 절은 절 입구에 사천왕문도 없고...대웅전도 없습니다.
새로지은 종각외에는 단청도 없어 .... 불경소리가 없다면
절이라 할수도 없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옛 "대원각"의 주 건물에 "극락전"이라 하여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과거 대원각의 뒷편 방갈로가 지금은 스님들의 처소가 되었으며...
이곳에는 그 흔한 석탑도 하나없는데...
묘한 모양의 불상이 하나 이채롭게 서있습니다.
즉 성모마리아를 닮은 불상 입니다.
카톨릭신자이신 최종태 교수님의 작품이라 기술되어 있더군요.
이 길상사의 개산법회때 김수한추기경께서 축사를 하셨다 하며...
부활절에 수녀님들이 계란을 가지고 방문하기도 하며...
이곳 침묵의 방에서 명상을 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는 않을텐데요...
"맑고 향기롭게" 운동을 추진하시다가 이곳 길상사에서 입적하신
법정스님의 명언들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어 마치 정신수양관에 온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맑고 향기롭게" 운동은 법정스님이 주도하는 시민운동 입니다.
깨달음이 시민사회에서 행동화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 생각 됩니다.
본당 극락전 옆 요지에 돌다리를 건너 들어가는 집이 하나 있는데...
당시 김영한님이 거처 하던 곳인가 봅니다.
문이 잠겨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으나 멀리서나마 "길상헌"이란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건물뒤에 조그만한 탑이 하나 있더군요...
이런저런곳을 둘러 보다가 점심식사까지 공양을 받고 나왔습니다.
김영한 할머니의 몇마디 말을 전합니다.
“제 평생 일군 터에 부처님을 모셔서 한없이 기쁩니다.
저는 죄 많은 여자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던 곳이었습니다.
제 소원은 저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입니다.”
할머니 소원대로 그 자리에 범종이 모셔져 중생을 깨우치는 종소리가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길상사는 마음과 세상과 자연을 맑히는 터전이 되었답니다.
"맑고 향기롭게" 라는 시민운동의 근본도량이 되었습니다.
삼청동이나 혜화역 부근이라면 택시 기본요금으로 갈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