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까페에서..."웃는 기와"라는 詩 한편을 보았습니다.
시인의 예리한 통찰력에 감탄하며...
웃는 기와의 사진도 갖다 붙이고...
이 詩의 詩評도 갖다붙여 제 블로그에 간직하려 합니다.
나도 늘 저렇게 웃어야 하는데...
웃는 기와 - 이봉직 -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 쪽이
금 가고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나뭇잎 뒤에 숨은
초승달처럼 웃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한번 웃어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
이 시의 화자는 신라 시대의 깨진 기왓장을 보며 옛 신라 사람들의 정서를 짐작해 본다.
처마 밑으로 떨어져 깨지고 금이 갔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한 기왓장을 보며,
이러한 웃는 기와로 집을 짓는 신라인들 역시
분명 긍정적이고 잘 웃는 사람들이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상에서 더 나아가
“나도 누군가에게 한 번 웃어 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라는
자기성찰의 구절에 다다르면 어느덧 독자 역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현실 속 평범한 어린 화자가 역사적 상상력에 젖어드는 장면을
누구나 공감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시인의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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